
지난 11월, 공업사에서 뉴그라운드의 첫 오프라인 팝업 전시를 진행했다. 내가 만들고 있는 뉴그라운드는 일하는 여성들의 커뮤니티다. 평소에는 멤버들과 온라인(주로 협업 도구인 ‘슬랙’)으로 연결되거나, 모임 혹은 번개를 열어 가끔 오프라인에서도 만난다. 온라인을 베이스로 하는 커뮤니티, 심지어 ‘커뮤니티’라는, 형체를 알기 어려운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오프라인 팝업 전시를 열 수 있을지 고민이 됐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나와 멤버들이 만들고 있는 커뮤니티의 분위기를 오프라인에서 구현해볼 수 있다면, 뉴그라운드가 어떤 커뮤니티인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겁도 없이 팝업에 도전했다.

팝업 운영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 때문에 진행 과정은 쉽지 않았다. 멤버들과 주변에는 ‘팝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뒀지만, 전시 시작월인 11월이 점점 더 가까워 오는데도 혼자 압박감만 느낄 뿐 실제로는 별 일을 시작하지 못했다. ‘어서 준비해야 하는데...’ 하며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기획을 굴려보고 불안해하기만 했다. 실시간으로 닥쳐오는 다른 일들과 개인적인 공부에 치이다 보니 팝업은 어느새 뒷전이 되어 있었다. (비록 이런 상황이지만) 처음 여는 팝업인 만큼 잘하고 싶은데, 이대로라면 잘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결국 뉴그라운드 멤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전시를 시작하기 약 한 달 전, 줌으로 진행한 팝업 아이데이션 회의에는 총 11명의 멤버들이 참여했다. '팝업'이라는 것에 대해 최근 어떤 느낌을 받고 있는지, 경험했던 팝업 중 인상적이었던 건 무엇이 있는지, 뉴그라운드의 팝업이라면 어떤 것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은지 등등 이야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멤버들이 쏟아내는 아이디어를 정신없이 받아 적는데 기분이 좀 이상했다. 이 사람들... 어떻게 이렇게까지 커뮤니티 관련 일에 열정적이지? 어떻게 내가 이런 멤버들과 커뮤니티를 만들게 됐지? 그야말로 내가 멤버들로부터 '돌봄'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멤버들의 적극적인 돌봄 덕에, 뉴그라운드의 첫 오프라인 팝업 전시는 무사히 열렸다. 전시에는 <The Closing Time: 기록으로 나를 돌보는 시간>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뉴그라운드 일부 멤버들의 주간 회고 기록을 전시했다. 현장에서 약간의 비용을 지불하면 뉴그라운드가 기획한 워크시트에 혼자 회고를 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평소 뉴그라운드에서는 멤버들과 함께 매주 주간회고를 진행하고 있던 터였다. 회고를 통해 각자의 일과 일상을 돌아보고, 서로의 기록에 응원의 코멘트를 남기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다가오는 한 주를 더욱 잘 살아낼 힘을 주었다. 그 효과를 더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준비만 잘 끝내면 운영은 어려울 게 없을 거라고 짐작했는데, 막상 전시가 시작되니 또 다양한 방식의 어려움이 닥쳐왔다. 누가 팝업 운영은 쉽다고 했나? 거짓말이다. 사실 그 누구도 내게 오프라인 팝업 공간을 운영하는 게 쉽다고 말한 적 없다.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나 혼자 '팝업 그거 그냥... 하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몇 달 전 오프라인 팝업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했을 때, 회사 일로 이미 팝업을 한 차례 경험해 본 뉴그라운드 멤버 한 분이 이렇게 말했을 때조차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팝업을 운영하면 진짜 진짜 할 일이 많더라고요. 예를 들어 ‘현장에서 간식을 나눠준다’라는 계획이 하나 있다고 하면, 어떤 간식을 나눠줄 건지, 어떻게 줄 건지, 어디에 준비해 둘 건지 다 고려해야 하니까요.”